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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6-29 02:12 조회6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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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불여일행] '감사하다'고 적으니 정말 감사가 느껴졌다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간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 아프면 청춘?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가 2010년 쓴 이 책은 불안한 미래로 힘들어하는 청춘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탓일까. 서점가에는 한동안 ‘힐링’ 열풍이 불었다. 독자들은 ‘성공’이 아닌 ‘치유’에 관심을 보이며 자신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책들을 집어들었다. 자기계발 서적과 에세이에는 ‘인생’, ‘마음’, ‘나’, ‘관계’ 등의 단어가 유독 많이 보였다.

[백문이불여일행] 일주일간 감사일기를 쓰다[백문이불여일행] 일주일간 감사일기를 쓰다

기분 좋게 불기 시작한 ‘힐링’ 바람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원함이 덜해졌다. 쳇바퀴 같이 계속되는 일상은 덥고 습할 뿐,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유명하고 이미 성공한 누군가’가 툭 내뱉는 조언이 더는 달갑지 않았다.

tvN <SNL코리아-인턴전쟁>에서 유병재는 “아프면 청춘은 무슨. 아프면 환자지. 개XX야”라고 소리친다. 공감을 넘어 쾌감을 느낀 이가 어디 나뿐일까. 청년실업, 가계부채, 불통정치, 최근 메르스 사태까지 “역사상 최악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 시대를 불만 없이,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 그냥 일기가 아닌 ‘감사’ 일기

1. 오늘도 거뜬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유난히 눈부시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점심 때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4. 얄미운 짓을 한 동료에게 화내지 않게 해준 저의 참을성에 감사합니다.

5. 좋은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을 써준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실제 감사일기다. 사생아로 태어나 가난, 성폭행, 마약과 알코올로 얼룩진 어린 시절을 보냈던 흑인 소녀는 전 세계 시청자를 웃고 울리는 지금의 오프라 윈프리가 됐다. 그는 “매일의 감사가 오늘의 나를 만든 에너지가 됐다”며 잠자리에 들기 전 ‘감사일기’를 적는 일을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여러 책들 또한 ‘감사일기’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의 저자 양경윤씨는 1. 한 줄이라도 좋으니 매일 써라 2. 무엇이 왜 감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라 3. 긍정문으로 쓰고, 모든 문장은 ‘감사합니다.’로 마무리하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경험담들은 그 효과를 궁금하게 했다. 나의 일기는 초등학교 방학숙제, 다이어리를 새로 살 때 앞장에 몇 번 적은 것이 다였다. ‘이게 진짜 될까?’ 스마트폰 메모장을 열고 일단, 시작했다.

첫째날 : 3주 만에 잰 몸무게가 늘어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베트남에 있는 친한 친구와 오랜만에 긴 통화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평소 고마운 회사 후배에게 떡볶이와 김밥을 사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첫 기사의 반응이 좋아서 감사합니다.

5가지 감사한 일을 채우기가 생각보다 힘들었다. 겨우 4가지를 쓰고는, 나만의 방법을 정했다. ①가짓수와 방법에 연연하지 않고 ②생각나는 대로 ③소소하지만 진심으로 적기다.

- 일요일까지 적은 감사일기 中

‘야근이지만 5시에 퇴근하니 밝은 햇빛에 기분이 좋았다. 감사합니다.’ ‘목요일이라 피곤하지만, 내일 금요일이라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밖은 더웠지만 지하철에 타니 시원해서 감사합니다.’…

일주일 중 유독 ‘운수 나쁜 날’도 있었다. 금요일, 입사 후 첫 지각을 했다. 새벽부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출근시간을 착각했다. 가끔 악몽으로 꿨던 상황이 실제가 됐다. 패닉에 패닉. 회사에 전화를 하고, 옷만 입고 역으로 뛰어 출근을 했다. 이게 끝일 줄 알았더니 점심시간에는 지하철이 늦게 와서 일본어학원에도 늦었다. 되는 일이 없는 하루. 오후쯤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다. “OO에 최종합격했어. 1순위로 지망했던 지점에 배치도 됐고, 교육시험도 100점이야.”

이 날 쓴 일기에는 ‘뛰어다닐 수 있는 두 다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친구의 취업을 축하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라고 적었다. 나의 운수 나쁜 날이 그동안 고생했던 친구의 운을 좋게 만들어준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그마저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 일주일 후… ‘비교중독’을 탈출하기

[백문이불여일행] 감사일기, 일주일[백문이불여일행] 감사일기, 일주일

감사는 ‘습관’인 것일까. 고작 몇 줄로 긍정의 힘을 얻는 다는 것이 번지르르한 말인 줄만 알았다. 꾸역꾸역 다섯 문장씩 적으려했던 일주일. 메모장에 적힌 35문장을 보니 참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에 내가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감정 조절이 잘 안 될 때면, 상황 탓도 해보고 남 탓도 해보다가 결국 내 탓을 했었다. 자연스럽게 행복해 보이는, 잘 나가는 사람들과 비교가 됐다. 한 마디로 ‘비교중독’ 상태였다.

내 안의 긍정성을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 절실했다. 그런 내가 ‘감사일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말하게 됐다. 그런데 “감사하다”고 적으니 정말 감사하게 느껴진다. 감사일기를 쓴지 3일 후부터는 나도 모르게 미소로 하루를 되돌아보고 있다.

잊고 살았던 감사함. 왜 나는 감사하지 못했을까.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닌, 감사하지 못하는 ‘나’였다.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내려놓고 그저 바라보는 것. 일기를 통해 그 연습을 하고 있다. 예뻐진다. 나의 마음과 하루하루가. 책에서 말하는 ‘기적’은 없었지만 마음 속에 ‘감사’라는 씨앗 하나를 심은 기분이다.

● 감사하지 않은 상황의 감사, 합리화가 아닐까?

‘감사일기’를 자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생활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이의용 국민대 교수에게 일기를 쓰면서 느낀 몇 가지를 질문했다. 요즘 같이 살기 힘든 시대, 감사한다는 것이 현상에 대한 합리화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이의용 교수는 “감사는 나, 남, 일, 상황에 대한 긍정에서 시작됩니다. 일종에 긍정적 합리화라 할 수 있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삶에 어려움이 옵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에서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야 더 감사할 일들이 생겨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찾지 못한 감사거리가 보이고, 내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감사거리가 됨을 발견하게 된다”며 감사일기를 공유하고 나누는 것의 장점을 설명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감사일기를 쓰고 싶거나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음의 말을 전했다. “감사는 삶의 기술입니다. 감사거리를 찾다보면 평소 안 보이던 감사거리들이 수없이 나타나 보입니다. 불평거리를 찾다보면 온통 불평거리입니다. 일기는 감사하는 삶을 위한 훌륭한 연습과정입니다. 백문이불여일행이죠. 백이면 백,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감사거리가 안 보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만 비교하며 살아야 삶의 질이 발전하고 행복해집니다.”

김유민 기자 ⓒ 서울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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