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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 공부만 잘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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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6-26 02:12 조회1,1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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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 잘하면 돼"..부모 욕망에 무너진 강남아이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편집자주] 소위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 지역은 학부모의 자녀교육 의지가 뜨겁고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도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학생은 꾸준히 나오고있다. 2014 서울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강남·서초·송파구에서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한 학생은 256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부를 활용해 범법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혹자는 "1990년대 부모의 부를 바탕으로 퇴폐적인 문화를 즐겼던 강남지역 20대의 '오렌지족' 문화가 연령대를 낮춰 이식된 것 같다"고 평한다. 머니투데이는 총 2회에 걸쳐 강남지역의 학생 사례를 통해 현상을 짚어보고 그 이유와 해결책에 대해 고민해본다.

[[잘나가는 강남, 막나가는 학생]<下>전문가 "학벌만능주의 해결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 반복될 것"]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1. 서초구의 중학교 3학년 A군은 지난해까지 다니던 대안 국제학교를 그만뒀다. 학교에서 방학기간에 반강제적으로 운영하는 캠프에 가기 싫었기 때문이다. 학교는 캠프 명패만 달아놓고선 정규 학기 못지않게 강도높은 수업을 이어갔다. A군은 "한 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고 노숙을 전전하는 초 강수를 두고서야 학교에 가지 않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2. 강남구의 고등학교 2학년 B군은 부모님과 싸우다가 손을 크게 다쳤다. 모범생인 동생과 자신을 비교하는 엄마에게 반항하다 집의 장식장 문을 부쉈다. B군은 "나한테만 지X이야" 등의 막말을 엄마에게 쏟아냈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서 문제를 저지른 후에는 기댈 곳이 부모밖에 없다. 그는 음주, 흡연, 폭력 행사 등으로 학교에서 제재를 받았지만 가장 크게는 봉사, 등교 정지 처분을 받은 게 다다.

강남 청소년들의 일탈 행동은 대부분 이 지역에 팽배한 학벌주의와 치열한 경쟁이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학부모의 '낙오에 대한 불안감' 역시 자녀의 비행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혔다.

비단 이 같은 문제가 이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부모 세대가 '명문대 출신 전문직'이란 성공 기준을 버리지 않는 한, 학업 스트레스를 이유로 방황하는 청소년은 끊임없이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만 강요, 처벌은 '쉬쉬'… 책임감 없는 문제아 양산=강남 지역 일탈 중·고교생은 △고학벌 혹은 고소득 직종의 부모를 두고 있고 △학업 문제로 부모와 심하게 다툰 경험이 있으며 △부모가 개입해 처벌을 모면한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최상위권 명문대를 나온 부모의 눈으로 보면 아이가 이룬 학업적 성과가 불만족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자신의 잣대로만 자녀를 재단하고 아이의 '진짜' 능력과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불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권은미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임상심리전문가는 "알콜, 게임, 도박 중독으로 고민하는 강남 지역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부모가 아이와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공부 외의 다른 분야에 대해선 부모가 훈육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유흥에 관한 한 자기조절능력이 극도로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자녀의 문제 행동이 불거져나왔을 때 부모의 대응법이 잘못돼 사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아이가 처벌을 받지 않게 하려고 부모가 개입하는 것은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결과를 낳는다.

유미숙 교수는 "부모는 자녀의 문제 행동에 자신이 일조했다는 것을 알고있으며 무의식중에는 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있다"며 "이 때문에 자녀의 잘못을 무마하려고 시도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책임감 없는 성인을 양산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허지원 지원인스티튜트 대표는 "부모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 자식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자녀를 통제하지 못할 때는 제3의 기관을 찾아야 하는데 부모 자신의 사회적 지위 등으로 인해 선뜻 공개적으로 도움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벌만능주의 없어지지 않으면 같은 문제 반복"=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청소년 일탈은 비단 강남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모 세대의 성공 기준에 어긋난 자녀가 일탈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어디서나 일어날 법 하다는 것이다.

허지원 대표는 "강남의 부모는 자신이 걸어온 '명문고-명문대-좋은 직업'의 궤도를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려고 하지만 이는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며 "시대상이 달라졌고 아이도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데 부모의 기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청소년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학벌만능주의'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으면 같은 현상이 무한 반복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부모 세대는 학벌에 따른 차별이 극심한 현실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제도적, 문화적으로 학벌에 따른 차별을 일소하려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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